자신이 먹었던 음식의 좋았던 기억은 두고 두고 오래 남습니다. TV나 영화를 보면 어렸을 때 어머님이 해주셨던 음식 맛의 기억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자신에게 익숙한 맛은 죽을 때 까지 잊지 못할 것입니다. 반면에 먹다가 토했거나 병을 앓는 바람에 생기는 안좋은 기억은 결코 그 음식은 떠올리기 조차 하지 않게됩니다.
최근 마트에서 5봉지를 묶어서 싸게 팔아서 '카라멜콘과 땅콩'을 샀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카라멜콘과 땅콩'은 땅콩이 들어 있어 심심풀이 과자나 술안주로 즐겨 먹던 과자였지요. 하지만 5봉지를 다 뜯어도 땅콩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난 땅콩이 생각나 먹었을 뿐이고~)
이제 '카라멜콘땅콩'과 '카라멜콘과 땅콩'의 차이를 봅시다. (이미 제목에서 눈치챘을 지도 모르겠지만)
카라멜콘땅콩 (2007년10월이후) | 카라멜콘과 땅콩 (2007년10월이전) |
왼쪽이 지금 팔리는 '카라멜콘땅콩'이고 오른쪽은 과거의 '카라멜콘과 땅콩'입니다.
[차이점]
1. 제품명: '카라멜콘땅콩'과 '카라멜콘과 땅콩' ('과'자가 없음, 이제 아셨나요?)
2. 제조기술: 분말땅콩과 특허땅콩('카라멜땅콩'에는 땅콩이 없는 대신 땅콩 분말을 발라 놓았음)
그리고 카라멜콘땅콩에서 달라진점
+ 땅콩분말의 원산지: 중국 (이전 버전은 확인 못했습니다.)
+ 포장지 그림에 땅콩을 대신해서 땅콩 같이 생긴 카우보이가 폼잡고 있음
+ 땅콩 함량 10%라 되어 있어 카라멜콘 9개 먹으면 땅콩 1개 들어있겠구니 생각했습니다.
여하튼 이 과자는 별사탕 없는 건빵 or 뽀빠이를 먹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쨌거나 2007년 이후에 그 과자를 먹은 세대들은 카라멜콘으로 기억하면서 먹겠지요.
여기는 카라멜콘땅콩의 홈페이지입니다. 홈페이지에는 아직 카라멜콘도 먹고 땅콩도 먹고라고 되어있네요. http://shopping.crown.co.kr/product.htm?obj_cd=136 (댓글도 재밌네요.)
음식 뿐만 아니라 전자제품, 자동차나 우리가 접하는 인터넷 사이트도 사용하고 나면 좋거나 나쁜 기억이 남게 되는데 이를 전문용어로 UX(User eXperience, 사용자경험)라고 합니다. UX가 사용자의 기억에 남는 단계는 제품 이용전 첫인상, 제품 사용중에 겪는 경험, 제품 사용후 경험의 3단계를 거치는데 1단계의 UX는 제품 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2, 3단계는 제품 재구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 카라멜콘땅콩은 1단계는 잘 포장했는데 2, 3단계에서는 그리 좋지 못했습니다. 카라멜콘땅콩은 이름을 이렇게 바꾸야 하지 않을까요?
그냥 '카라멜콘' 또는 '땅콩맛 카라멜콘'
요즘 물가가 올라서 그런지 카라멜콘땅콩 뿐만 아니라 예전의 좋았던 과자에 대한 UX를 깨는 과자들이 많네요. 홈런볼도 우연히 먹었는데 속의 반이상이 텅 비었더군요.
10년 전인가 지하철에서 '파나소닉' 워크맨을 매우 저렴하게 샀는데 집에 와서 보니 '파소닉'이었습니다. 잡상인이 손가락으로 '파'와 '소'자를 교묘히 가리는 통에 잘 확인 못했는데 그 때의 속은 기분이 듭니다. 물건 살 때 이름도 잘 살피고 뒷면의 성분도 잘 살피는 습관을 가져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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